나무들 사이에서 새들의 울음소리와 벌레들이 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 앞이 건물보다 높은 나무들로 가득하다.
[[샛소리가 들리는 나무들 사이로 걸어가본다.]]
[[벌레 소리가 들리는 나무들 사이로 걸어가본다.]]
걸어가다보니 금세 해가 지기 시작했다. 이런 곳에서 해가 지면 금세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질 것이다. 어떻게 할까?
[[주변에 있는 돌을 부딪혀 불을 지펴본다.]]
[[걸어가다 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무작정 앞으로 걷는다.]]
걸어가다 보니 숲을 벗어났다! 저 멀리에 바다와 작은 항구가 보인다.
[[항구로 향한다. (미완)]]
[[항구로 향하지 않는다.]]오! 한참을 시도한 끝에 불을 지피는 데에 성공했다!
이 불을 어디에 쓸까?
[[나무 막대에 건초를 감아 횃불을 만든다.]]
[[나뭇가지들을 모아서 모닥불을 만든다.]]
횃불을 손에 드니 어딜가든 주변이 밝다!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횃불을 들고 앞으로 나아간다.]]불이 있으니 확실히 더 안심이 된다. 이대로 이번 밤을 보내면 될 것 같다.
[[휴식을 취한다.]]
저 멀리서 무언가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어떻게 하지?
[[뒷걸음질을 쳐서 벗어난다.]]눈 앞에 무언가의 실루엣이 보인다.
어떻게 할까?
[[횃불로 비춰본다.]]
실루엣의 형태가 드러났다.
1미터 50cm 정도의 크기, 크고 뾰족한 귀와 길고 좁은 주둥이,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두 갈색 눈...누가봐도 정체를 확신할 수 있는 늑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털은 붉은 빛이 돌았는데, 최소한 내가 본 늑대 중에서 저런 색깔은 없었다.
[[다음]]그 늑대의 뒤에서 같은 늑대가 몇 마리 더 나타났다.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인 듯 하다. 어쨌든 다가갈 수 없다.
[[뒤로 물러난다.]]
뒤로 물러나다 보니 늑대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어느새 높은 나무들 사이에서 벗어났다.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왔는데, 그 때와 달리 이곳에는 모닥불이 피워져있다.
주변에는 성냥갑을 비롯한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누군가 다녀간 듯 하다.
어쨋든 내게는 좋은 일이다. 이곳에서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모닥불 앞에서 밤을 보낸다.]]
모닥불 앞에 한참 앉아있다 보니 해가 뜨기 시작했다. 주변이 밝아져서 이제는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어디로 갈까?
[[물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간다.]]
[[누군가 걷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간다.]]물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10분 정도를 걸어가니 나무들 사이로 큰 강이 보였다.
강에서 털이 붉은 늑대들이 헤엄을 치는 것이 보였다. 모습을 보니 꽤나 다급해 보인다. 왜 헤엄을 치고 있는 걸까?
[[주변을 둘러본다.]]
[[계속 늑대나 구경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바위 위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밀렵꾼이 보였다.
어떻게 할까?
[[돌을 던져 밀렵꾼을 방해한다.]]
[[늑대나 구경한다.]]탕!! 하는 소리와 함께 털이 붉은 늑대 무리 중 한 마리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총을 든 남자가 죽은 늑대를 주우러 오는 것을 보고 나는 그제야 늑대들이 헤엄치는 이유를 깨달았다.
무리의 다른 늑대들은 불행 중 다행으로 밀렵꾼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났고, 밀렵꾼도 다른 사냥감을 찾으러 떠났다.
[[잠깐,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내가 던진 돌이 밀렵꾼의 총에 맞으며 조준이 엇나갔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총은 격발되었지만 아무도 맞지 않았다.
밀렵꾼은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을 방해한 이를 찾으려 했지만 이미 늑대들은 강을 건너 숲 속으로 사라졌고, 나 또한 그 자리를 떠난 후였다.
[[잠깐,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탕!
밀렵꾼의 총이 격발되었고, 불행하게도 조준은 정확했다.
늑대 무리 중 한 마리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무리의 다른 늑대들은 불행 중 다행으로 밀렵꾼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났고, 밀렵꾼도 다른 사냥감을 찾으러 떠났다.
[[잠깐,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나는 뒷걸음질을 치며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고, 그 물체도 내게 서서히 다가왔다.
다가오던 물체는 내리친 달빛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1미터 50cm 정도의 크기, 크고 뾰족한 귀와 길고 좁은 주둥이,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두 갈색 눈...누가봐도 정체를 확신할 수 있는 늑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털은 붉은 빛이 돌았는데, 최소한 내가 본 늑대 중에서 저런 색깔은 없었다.
늑대는 계속해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성격이 온순하지는 않은 듯 하다.
[[다음]]어디에선가 땅을 파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 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달았고, 밀렵꾼의 다음 사냥감이 될 것을 확신했다.
지금 당장 소리의 근원지로 향해야 한다.
[[소리의 근원지로 향한다.]]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니 총을 어깨에 멘 사람들이 무언가를 찾아다니고 있다.
더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혹여나 저 총이 나를 겨누게 될까 무서워 다가가지는 못했다.
[[물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간다.]]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니 늑대들이 모래 언덕에 굴을 파서 새끼들을 숨기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밀렵꾼도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나는 밀렵꾼을 막기 위해 그에게 다가갔다.
[[다음으로.]]총을 어깨에 멘 밀렵꾼은 내 앞에서 멈춰섰고, 머지않아 그의 입이 열렸다.
"혹시 여기 주위에서 털이 붉은 늑대들을 못 보셨나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저쪽에 있던데요? (반대 방향을 말한다.)]]
[[그 늑대는 바로 제 뒤에 있습니다!]]
"그래요? 감사합니다."
밀렵꾼은 비장한 표정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걸어갔다. 성공한 것 같다.
긴장이 풀리며,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아무래도...잠깐...눈 좀 붙여도...되지 않을까...?
[[...]]
"장난하십니까? 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하십쇼."
밀렵꾼은 투덜대며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어찌됐던 결과는 성공인 것 같다.
긴장이 풀리며,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아무래도...잠깐...눈 좀 붙여도...되지 않을까...?
[[...]]항구에는 거대한 배와 작은 배가 정박해 있다.
이 둘 중 하나를 타면 어딘가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배를 타야할까?
[[거대한 배]]
[[작은 배]]나는 항구로 향하지 않고 길을 따라 계속 걷기로 했다.
걸어가다 보니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다리도 아픈 김에 버스를 타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버스비가 없다. 어떻게 할까?
[[주변에 떨어진 동전을 찾아보자.]]거실로 나가니,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계신다.
티비에서는 어떤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늑대는 미국 남부의 밀림, 늪지 등에서 서식하며, 붉은색 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별로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당연히 아버지는 채널을 돌리셨다.
그런데, 뭔가 잊고 있는 것 같은데...
[[아빠, 잠깐만!]]당신의 멸종위기동물: 붉은 늑대
-The End-나는 아빠가 들고 있던 리모콘을 집어들어 좀 전의 채널로 다시 돌렸다.
"추가적인 외형적 특징으로는, 크고 뾰족한 귀와 길고 좁은 주둥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수영을 잘하기 때문에 위급 상황에서는 헤엄을 쳐서 위험을 피하기도 하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모래언덕에 굴을 파기도 합니다."
[[이거,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
"현재는 밀렵, 포획, 교배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여 위급 등급의 멸종위기동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 동물의 이름은 '붉은 늑대' 로, 우리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합니다."
나는 붉은 늑대에 대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한참을 티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끝]]눈이 떠졌다.
숲속 흙바닥이 아닌, 포근한 침대 위에서.
긴 꿈을 꾼 것 같고, 꿈 속에서 굉장히 많은 일을 했던 것만 같다.
거실에서 티비 소리가 들린다.
[[거실로 나간다.]]
기억이 없다.
여기가 어딘지, 지금이 언제인지, 꿈인지 현실인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목적지는 없으니 어디로든 움직여야겠다.
[[앞으로 걷는다.]]걷다보니 저 멀리에 울창한 숲이 보인다.
[[나쁠 건 없을 것 같다. 숲으로 간다.]]
[[뭔가 불안하다. 왔던 방향으로 돌아간다.]]왔던 방향으로 한참을 걸으니 처음 있던 곳을 지나 광활한 사막을 마주했다.
계속 이곳으로 갈까?
[[역시 숲이 더 나았던 것 같다. 다시 돌아간다. ]]
[[역시 훌륭한 선택이었다. 이대로 간다. (미완)]]다시 한참을 걸어 숲으로 도착했다.
나무들 사이에서 새들의 울음소리와 벌레들이 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 앞이 건물보다 높은 나무들로 가득하다.
[[샛소리가 들리는 나무들 사이로 걸어가본다.]]어디를 찾아볼까?
[[벤치 밑]]
[[보도 블럭 사이]]
[[주머니 안]]기대 밖의 성과다! 만원 짜리 지폐가 하나 떨어져 있었다. 버스비를 내고도 오히려 거스름돈을 거슬러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버스를 기다린다.]]뭘 기대한 거지? 당연히 비어있다.
[[주변에 떨어진 동전을 찾아보자.]]꽤나 기대했지만...담배 꽁초만 몇개 떨어져 있을 뿐, 기대한 동전은 없다.
[[주변에 떨어진 동전을 찾아보자.]]버스가 도착했고, 현금통에 지폐를 넣으니 500원 짜리 동전 18개가 기계에서 쏟아져 나왔다. 잘 챙겨서 주머니에 넣었다. 후에 쓰일지도 모른다.
버스에 타고 나서야, 나는 버스 벽에 붙은 노선표를 살펴보았다.
이상하게도 처음 보는 외국어로 쓰인 것처럼 하나도 알아볼 수가 없었다.
어차피 목적지는 없었으니 종점까지 가기로 했다.
[[종점까지 기다린다.]]"...저기요? 저기요?"
오랫동안 잠에 들었던 것 같다.
버스는 문이 열린 채로 멈춰서있고, 버스 기사는 이미 온데간데 없다.
"내 말 안들리니?"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이건 뭐지.
[[누구세요?]]
내게 말을 걸고 있는 이건,
매끈한 유선형의 몸, 조그만한 귀와 까맣고 땡그란 두 눈, 그리고 가느다란 하얀색 콧수염
누가봐도 '수달'이라는 동물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말하는 수달이라니 몹시 이상하지만 이 이상한 세계에서 그런게 무슨 상관일까.
"너 혹시 잘못 온거 아니야? 여기까지 오는 손님은 잘 없거든."
[[괜찮아요, 어차피 아무데나 가려고 했으니까]]
[[혹시 여기가 어디죠?]]
그 수달은 나를 의심쩍은 눈빛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무시하고 그냥 버스에서 내리기로 했다.
정말로 여기가 어디든 상관없으니까.
그런데...
[[뭐야 여기?]]
"보여주는 게 빠르겠지, 밖으로 나와."
버스 밖으로 나서니 믿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눈 앞을 가득 채운 것은 선명한 초록빛.
주변 거대한 산맥을 빽빽히 채운 푸른 나무들이었다.
그리고 산맥들 사이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강이 흘렀다.
[[이게 무슨...]]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눈 앞을 가득 채운 것은 선명한 초록빛.
주변 거대한 산맥을 빽빽히 채운 푸른 나무들이었다.
그리고 산맥들 사이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강이 흘렀다.
"잘못 온거 맞지?"
[[아니요, 딱 제가 찾던 곳이네요."]]
[[이게 무슨...]]
"그래요? 어쨌든 처음 온거는 맞는 거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안내해줄게, 여기서 길 잃으면 아무도 못 찾으니까 잘 따라와."
[[수달을 따라간다.]]그 수달은 거침없이 산맥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곳에 사는 수달이라는 말에 걸맞게 말이다. 하지만 이 사람에게 궁금한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왜 이런데에 사는 거죠?]]
[[여기에 얼마나 산거에요?]]"여기에 어떻게 왔는지는 모르겠지만...간만의 손님이니 안내해 줄게, 따라와."
[[수달을 따라간다.]]"여기 말고 다른데 살아본 적은 없지."
평생 살아왔다는 말이렸다.
[[왜 이런데에 사는 거죠?]]"...'이런데' 라니, 그렇게나 이상해보이나?"
굳이 대답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그랬다. 어딜봐도 누가 살만한 곳은 아니었으니까.
"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 여기가 살만한 곳은 아니죠. 사람한테는."
이해하기 힘든 대답이었다.
[[여기서 사는게 불편하지는 않아요?]]"여기서 사는건 불편하지 않아. 제 고향이고 평생의 집이었으니까. 그런데 별개로 불편한 점은 있지."
그것이 뭔지 궁금했지만 직접 대답할 것 같아 잠시 기다렸다.
"이곳에 손님은 거의 오지 않지만, 외부인들이 종종 오곤 해... 무슨 말인지 알겠어?"
[[하나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불청객이라고. 우리 집을 멋대로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려는 불청객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주는 외부인이 불청객이라니?
...
그 수달은 내 표정을 잠시 살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역시 너도...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나봐."
[[무슨 말인지 물어봐야겠다.]]
무슨 말인지 물어보려던 찰나,
산맥을 다 내려온 그 수달의 발걸음이 멈췄다.
산맥 위에서 내려다보던 강이 이젠 눈 앞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그 강 건너편에서 전기톱으로 나무를 베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전기톱이 돌아가는 소음이 귀에 진동한다.
[[가만히 구경한다.]]
[[이 사실을 알린다.]]"이..너...너가 불러온 놈들이야?"
그 사람이 고개를 돌려 나를 노려봤다.
[[아니야!]]
"이봐요, 저기 사람들 보여요?"
"그래, 저놈들이야. 불청객들. 우리 집을 멋대로 인간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려는 불청객들."
"식구들을 대피시켜야겠어, 미안하지만 여기서 기다려줘."
[[아, 그렇구나.]]
나를 잠시 노려보더니 이내 수긍한 듯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저놈들이야. 불청객들. 우리 집을 멋대로 인간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려는 불청객들."
"식구들을 대피시켜야겠어, 미안하지만 여기서 기다려줘."
[[아, 그렇구나.]]인간들이 살기 좋자고 시작한 개발이, 이 수달의 집을 송두리채 없애려 하고 있었다.
[[수달을 쫓아간다.]]수달이 헤엄쳐 나아가고 있는 이 강은, 내가 수달이 아닌 이상 헤엄쳐 가는 것은 무리다.
어떻게 강을 건너가야 하지?
[[강변을 뒤져본다.]]
[[나무를 잘라 뗏목을 만든다.]]
강변을 따라 한참을 뛰어다니다 보니, 강변에 나룻배 하나를 세워두고 내게 손을 흔드는 사람 한 명이 보였다.
"하하, 어서오세요. 나룻배 투어 30분에 9천원입니다, 타시겠어요?"
나는 주머니에 챙겨놨던 동전들이 생각났다.
[[그 사람에게 동전들을 내민다.]]
이런, 지천에 널린게 나무라지만 나무를 자를 톱이 없는 이상 무슨 의미인가.
정말 강을 건너갈 방법이 없나?
[[강변을 뒤져본다.]]
"크흠, 그러시다면야..."
배 주인은 노를 젓기 시작했고, 작은 나룻배가 천천히 강을 건너갔다.
머지않아 배는 반대쪽 강변에서 멈췄고, 나는 그 즉시 뛰어내렸다.
여전히 사람들은 나무를 자르고 있지만, 수달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무를 자르는 사람들을 막는다.]]
나는 나무를 자르고 있는 한 사람에게 달려가 전기톱을 붙잡고 전원을 내려버렸다.
위이이이! 잉...
"당신 누구야?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전기톱을 훔쳐 달아난다.]]
[[이 사람을 설득한다.]]강의 하류로 계속 내려가니 수달들이 보였다.
그들 중에는 나를 안내해준 수달도 있었고, 새끼 수달 한 마리를 물고 있다가 나를 보고선 내려놓았다.
"기다리라고 했는데, 왜 여기까지 왔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을까?]]
"이봐요, 그거 가져가시면 안돼요.
저기요!
야!!"
사람들은 잠시 웅성거리다가, 전기톱을 도둑맞은 사람에게 새 전기톱을 건네주고는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저들에게 티끌만큼의 방해도 되지 않은 것 같다.
차선책을 택해야 할 것 같다.
[[수달을 찾는다.]]
"이곳을 개발하면 안됩니다, 이곳은 다른 동물들의 보금자리입니다!"
전기톱을 들고 있던 그 사람은 황당하다는 듯 나를 빤히 쳐다봤다.
"아니 뭐라는 거야, 이거 다 허가 받은거에요."
[[도대체 누구한테 허가를 받았다는 겁니까?]]
"정부에서 허가를 해줬다니까?"
"그러면 동물들의 허가는요, 이곳의 원래 주민이던 동물들의 허가는 받았습니까?"
"이 양반 진짜 제정신인가? 더 귀찮게 하면 업무 방해로 신고합니다?"
설득은 불가할 듯 하다.
차선책을 택해야겠다.
[[수달을 찾는다.]]
"...여기는 이대로 두고 너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게 나을 거야."
하지만...이대로는 뭔가 마음에 걸렸다.
"오늘 일로 네 마음에 뭔가 걸리는게 생겼다면, 그것만으로 오늘 일은 가치가 있을 거야."
...?
"앞으로도 우리를 잊지 않도록 해."
[[....]]
이야기는 나의 정말 오래된 기억이다.
가끔 뜬금없이 이 이야기가 떠오르곤 하는데,
그때마다
'말하는 수달이라니, 그냥 개꿈이었던 게 분명해.'
하고는 애써 잊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그런 나도 그 수달의 부탁만큼은 지켜주고 있는 듯 하다.
[[다음,]]
그렇지 않다면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어야 할 이 뉴스가 이리도 또렷하게 들릴리가 없겠지
"수달은 유라시아 전역에 서식하는 동물로서 '준위협' 등급의 멸종위기동물입니다.
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현재는 서식지 파괴와 오염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인간들의 개발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잃어가던 수달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끝.]]
당신의 멸종위기동물: 수달
The End-걸어가다보니 금세 해가 지기 시작했다. 이런 곳에서 해가 지면 금세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질 것이다. 어떻게 할까?
[[돌을 부딪혀 불을 지펴본다.]]
[[무작정 앞으로 걷는다.]]오! 한참을 시도한 끝에 불을 지피는 데에 성공했다!
이 불을 어디에 쓸까?
[[나무 막대에 건초를 감아서 횃불을 만든다.]]
[[나뭇가지들을 모아 모닥불을 만든다.]]나는 무작정 앞으로 걷기 시작했고, 그대로 한참 시간이 흘렀다.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횃불을 손에 드니 어딜가든 주변이 밝다!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횃불을 들고 앞으로 걸어간다.]]불이 있으니 확실히 더 안심이 된다. 이대로 이번 밤을 보내면 될 것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한다.]]눈 앞에 무언가의 실루엣이 보인다.
어떻게 할까?
[[횃불로 비춰서 정체를 확인한다.]]저 멀리서 무언가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어떻게 하지?
[[뒷걸음질을 쳐서 도망간다.]]나는 뒷걸음질을 치며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고, 그 물체도 내게 서서히 다가왔다.
다가오던 물체는 내리친 달빛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1미터 70센티 정도의 몸 길이, 발달된 앞 발과, 짧은 꼬리와 네 다리.
몸 빗깔은 황갈색에 검은 테두리의 얼룩 무늬.
재규어의 모습이었다.
서서히 다가오다, 경계하는 듯 다시 거리를 벌렸다.
굉장히 신중한 동물인 듯 하다.
[[다음.]]형태가 드러난다.
1미터 70센티 정도의 몸 길이, 발달된 앞 발과, 짧은 꼬리와 네 다리.
몸 빗깔은 황갈색에 검은 테두리의 얼룩 무늬.
재규어의 모습이었다.
[[다음.]]뒤로 물러나다보니 재규어는 보이지 않고 어느새 높은 나무들 사이에서 벗어났다.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왔는데, 그 때와 달리 이곳에는 모닥불이 피워져있다.
주변에는 성냥갑을 비롯한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누군가 다녀간 듯 하다.
어쨋든 내게는 좋은 일이다. 이곳에서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모닥불 앞에서 밤을 보내기로 한다.]]모닥불 앞에 한참 앉아있다 보니 해가 뜨기 시작했다. 주변이 밝아져서 이제는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어디로 갈까?
[[나무 긁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본다.]]
[[누군가 걷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본다.]]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니 총을 어깨에 멘 사람들이 무언가를 찾아다니고 있다.
더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혹여나 저 총이 나를 겨누게 될까 무서워 다가가지는 못했다.
[[나무 긁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본다.]]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10분 정도를 걸어가니 유난히 큰 나무가 보였다.
그 나무를 재규어가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모습을 보니 꽤나 다급해 보인다. 왜일까?
[[주변을 살펴본다.]]
[[나무 타는 거나 구경한다.]]주변을 둘러보니 나무 밑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밀렵꾼이 보였다.
어떻게 할까?
[[돌을 던져서 밀렵꾼을 방해한다.]]
[[나무 타는 거나 구경한다.]]탕!
밀렵꾼의 총이 격발되었고, 불행하게도 조준은 정확했다.
재규어는 힘을 잃고 나무에서 떨어졌다.
밀렵꾼은 다른 사냥감을 찾으러 떠났다.
[[잠깐, 뭔가 소리가 들렸다.]]내가 던진 돌이 밀렵꾼의 총에 맞으며 조준이 엇나갔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총은 격발되었지만 아무도 맞지 않았다.
밀렵꾼은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을 방해한 이를 찾으려 했지만 이미 재규어는 숲속 깊숙히 달아났고, 나 또한 몸을 숨겼다.
[[잠깐, 뭔가 소리가 들렸다.]]어디에선가 땅을 파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 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달았고, 밀렵꾼의 다음 사냥감이 될 것을 확신했다.
지금 당장 소리의 근원지로 향해야 한다.
[[소리의 근원지로 간다.]]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니 암컷 재규어들이 강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밀렵꾼도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나는 밀렵꾼을 막기 위해 그에게 다가갔다.
[[다음 ]]총을 어깨에 멘 밀렵꾼은 내 앞에서 멈춰섰고, 머지않아 그의 입이 열렸다.
"혹시 여기 주위에서 재규어를 못 보셨나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저쪽에 있던데요? (반대 방향을 알려준다.)]]
[[그 재규어 바로 제 뒤에 있습니다!]]"그래요? 감사합니다."
밀렵꾼은 비장한 표정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걸어갔다. 성공한 것 같다.
긴장이 풀리며,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아무래도...잠깐...눈 좀 붙여도...되지 않을까...?
[[..]]"장난하십니까? 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하십쇼."
밀렵꾼은 투덜대며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어찌됐던 결과는 성공인 것 같다.
긴장이 풀리며,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아무래도...잠깐...눈 좀 붙여도...되지 않을까...?
[[..]]눈이 떠졌다.
숲속 흙바닥이 아닌, 포근한 침대 위에서.
긴 꿈을 꾼 것 같고, 꿈 속에서 굉장히 많은 일을 했던 것만 같다.
거실에서 티비 소리가 들린다.
[[거실로 나가보자.]]
나는 아빠가 들고 있던 리모콘을 집어들어 좀 전의 채널로 다시 돌렸다.
"추가적인 특징으로는 나무타기의 명수이며, 헤엄을 잘 친다고 합니다."
[[뭔가 익숙한 것 같은데...]]"현재는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여 준위협 등급의 멸종위기동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 동물의 이름은 '재규어' 로, 우리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합니다."
나는 재규어에 대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한참을 티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끝 ]]당신의 멸종위기동물: 재규어
-The End-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나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발자국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해서 가까워지고 있다.
어떻게 할까?
[[소리로부터 거리를 벌린다.]]
[[소리로 가까이 다가간다.]]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던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혹시 거기 사람입니까?"
[[네, 사람이에요. (대답한다)]]
[[대답하지 않는다.]]가까이 다가가니,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멈췄다.
내 존재를 눈치챈 걸까? 어떻게 할까?
[[나도 멈춘다.]]
[[계속 가까이 다가간다.]]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던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혹시 거기 사람입니까?"
[[네, 사람이에요. (대답한다)]]
[[대답하지 않는다.]]소리가 들렸던 곳으로 계속 다가갔고,
시야를 가리고 있던 풀숲을 걷어내자 엽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어? 사람이었네?"
그 사람은 총을 내리고는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워낙 맹수가 많아서 방심할 수가 있어야죠."
[[뭐하시는 분이세요?]]
...
찰나의 정적이 흐른 후,
탕!
총이 격발되는 소리와 났고 옆에 있던 나무가 산탄이 박혀 걸레짝이 됐다.
[[잠시만요!]]풀숲 사이에서 엽총을 든 사람이 튀어나왔다.
"아, 다행입니다. 맹수인 줄 알고 쏠 뻔했어요."
[[뭐하시는 분이세요?]]풀숲 사이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뭐야, 사람이었어요? 맞진 않았죠?"
곧 그 사람은 풀숲을 걷어내며 사이로 걸어나왔다.
[[뭐하시는 분이세요?]]
"아...저는,"
그 사람은 잠시 망설이는 듯 했다.
"사냥꾼입니다, 사냥꾼. 코끼리 잡으러 왔어요."
[[코끼리요?]]
"그 놈들 상아가 되게 비싸게 팔리거든요."
그 사람은 작은 상아 조각을 자랑하듯 내밀었다.
나는 그 상아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살펴보았다.
그리 특별해보이지는 않았다.
[[이 상아가 어디에 쓰이길래 비싸게 팔리는 건가요?]]
[[꼭 죽여야만 상아를 얻을 수 있는 건가요?]]
"뭐...당구공이나 피아노 건반 같은거 만들죠. 근데 그건 왜요?"
[[그런건 다른 재료로도 만들 수 있지 않나요?]]
"뭐 다른 건 상아 특유의 무늬도 안 나오고, 가공하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이유인지 알게 되었어도 코끼리를 죽여야만 할 이유로는 불충분하게 들렸다.
[[꼭 죽여야만 상아를 얻을 수 있어요?]]"아하...그게요, 보통 사람들은 상아를 채취한다고 하면 상아를 잘라가는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이상한 말이다, 당연한 거 아닌가?
[[그렇지 않아요?]]"아니요. 사실 상아는 겉부분보다 살 안에 있는 부분이 더 품질이 좋거든요.
그래서 죽여야 되는거에요. 얼굴을 헤집어서 안에 있는 상아를 꺼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상아는 자르는게 아니라 뽑는 거죠."
상상도 못했다. 그런 식으로 채취하는 거라는 것은.
갑자기 내가 들고 있는 상아 조각이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이 상아가 어디에 쓰이길래...]]
"뭐...당구공이나 피아노 건반 같은거 만들죠."
[[그런건 다른 재료로도...]]"아하...그게요, 보통 사람들은 상아를 채취한다고 하면 상아를 잘라가는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이상한 말이다, 당연한 거 아닌가?
[[아니에요?]]"사실 상아는 겉부분보다 살 안에 있는 부분이 더 품질이 좋거든요.
그래서 죽여야 되는거에요. 얼굴을 헤집어서 안에 있는 상아를 꺼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상아는 자르는게 아니라 뽑는 거죠."
상상도 못했다. 그런 식으로 채취하는 거라는 것은.
갑자기 내가 들고 있는 상아 조각이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이, 이거 다시 가져가세요.]] "뭐 다른 건 상아 특유의 무늬도 안 나오고, 가공하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이유인지 알게 되었어도 코끼리를 죽여야만 할 이유로는 불충분하게 들렸다.
[[이, 이거 다시 가져가세요.]] "그래요, 수고하세요."
그 사냥꾼은 상아 조각을 받아들고는 나를 지나쳐 걸어갔다.
사냥꾼이 나를 지나칠 때,
상아가 뽑힌 코끼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몰라도 될 정보를 알게 된 것 같다.]]
"네 9000원 받았습니다, 그럼 타시죠."
[[저 강 너머로 보내주십쇼, 최대한 빨리.]]
"예? 저기는 개발 중인 지역인데요?"
배 주인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나를 쳐다봤다.
[[지금 당장 꼭 가야합니다.]]
거실로 나가니,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계신다.
티비에서는 어떤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동물은 아마존에서 서식하며, 아메리카 대륙의 가장 큰 고양이과 맹수입니다."
별로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당연히 아버지는 채널을 돌리셨다.
그런데, 뭔가 잊고 있는 것 같은데...
[[채널을 전으로 돌린다.]]사냥꾼이 떠나고 나는 다시 정처없이 이 숲 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 거대한 호숫가를 발견했다.
그리고 호숫가의 주인들도 찾을 수 있었다.
20여 마리의 코끼리 무리였다.
[[코끼리 무리에는...]]
코끼리 무리에는 키는 3미터에 몸 길이가 5미터 정도 되는 성체 코끼리도 있었고,
키가 1미터 정도 되는 새끼 코끼리도 있었다.
정말 듣던 대로 코를 손처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코로 풀을 뜯어서 먹기도 하고, 코로 물을 빨아들이고 입에 코를 넣어 물을 마시기도 했다.
20여 마리의 코끼리 무리는 인간의 대가족과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좀 더 지켜본다.]]
[[그만 지나간다.]]나는 코끼리들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여전히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그래서, 사냥꾼에게 발견되지 않기를 바랬다.
사냥꾼이 이들을 찾으면, 그들은 코끼리 대가족에서
값비싼 상아들과 흉측한 시체 무더기로 바뀔 것이 분명 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이쯤 보고 지나가기로 했다.
사냥꾼이 자신이 설명한 대로 코끼리에게서 상아를 채취하는 모습이 떠올랐지만,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는 신경 끄는게 답이다.
애초에 그런 설명을 들은 것이 실수였다.
그냥 잊어버리자.
[[정말 잊어버릴 수 있을까?]]
[[이대로 잊어버릴 것이다.]]아니, 잊어버리지 못할 것 같다.